은행 예금은 채권자가 가장 손쉽게 강제집행할 수 있는 재산이다.
다만 우리 법은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해 채무자의 예금채권 중 ‘1개월간 생계유지에 필요한 예금’만큼은 압류할 수 없도록 보호하고 있다. 흔히 최저생계비라고 부르는 이 금액은 현행법상 185만 원이다(2025년 기준).
◆ 여러 은행의 계좌를 동시에 압류하는 경우
그런데 채권자가 여러 은행 계좌를 동시에 압류하면, 의도치 않게 은행마다 185만 원이 보호되는 문제가 발생한다.
보통 채권자는 채무자의 주거래 은행을 정확히 알지 못하므로, 시중은행 몇 군데를 고른 뒤 채권액을 적절히 분배하여 채권압류 및 추심명령 신청을 한다. 이때 ‘채무자의 예금 중 185만 원을 제외한 금액을 압류한다’는 내용을 담은 법원 결정문이 각 은행(제3채무자)에 똑같이 전달된다.
그 결과, 각 은행은 다른 은행의 예금액은 고려하지 않은 채 지급가능 금액을 산정한다. 만일 채무자가 국민은행에 200만 원, 신한은행에 300만 원의 예금을 가지고 있다면, 채권자는 처음 받은 결정문으로는 총 130만 원밖에 추심할 수 없다.
| 국민은행 | 신한은행 | 총액 | |
| 예금액 | 200만 원 | 300만 원 | 500만 원 |
| 압류금지 금액 | 185만 원 | 185만 원 | 370만 원 |
| 압류가능 금액 | 15만 원 | 115만 원 | 130만 원 |
◆ 압류제외 금액은 개인별 잔액을 기준으로
하지만 민사집행법령에서 정하는 압류금지채권 185만 원은 ‘은행별’ 잔액이 아닌 ‘개인별’ 잔액을 기준으로 한다. 이는 채무자 명의의 모든 계좌를 합쳐 1인당 총 185만 원까지만 보호한다는 의미이다.
따라서 위 사례에서 국민은행 계좌에 이미 185만 원이 보호되고 있다면, 신한은행에 있는 300만 원은 전액 압류할 수 있어야 타당하다.
◆ 압류금지채권의 범위변경 신청
이처럼 제3채무자 신한은행에 대하여 압류가 금지되어 있던 부분을 압류가능 금액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법원에 압류금지채권의 범위변경을 신청해야 한다. 각 은행은 압류금지 금액을 기계적으로 판단하므로, 아무리 사정을 설명해도 법원 결정 없이는 185만 원 이하의 예금 부분을 지급해주지 않는다.
범위변경 신청 시에는 각 금융기관으로부터 회신받은 제3채무자진술서를 첨부하여, 채무자가 은행마다 보유하고 있는 잔액을 합산할 경우 185만 원이 넘는다는 점을 증명할 필요가 있다.
채권자의 신청이 있으면 법원은 우선 채무자에게 심문서를 발송하여 의견 진술 기회를 제공한 뒤 최종 결정을 내린다.

위 사례에서 법원으로부터 “신한은행 예금 중 185만 원 이하 부분을 추가로 압류한다”는 결정을 받는 경우, 채권자는 총 315만 원을 추심할 수 있게 된다.
| 국민은행 | 신한은행 | 총액 | |
| 예금액 | 200만 원 | 300만 원 | 500만 원 |
| 압류금지 금액 | 185만 원 | — | 185만 원 |
| 압류가능 금액 | 15만 원 | 300만 원 | 315만 원 |
만약 채무자가 소액 통장을 여러 개 가지고 있다면, 범위변경을 통해 회수할 수 있는 금액이 더욱 커질 것이다.
압류금지채권 범위변경은 채무자가 185만 원을 인출하기 위해 신청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보니, 이를 채권자 측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는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듯하다. 받아야 할 돈에 비하면 185만 원이라는 금액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경우도 많겠으나, 주어진 상황 안에서 최대한의 금액을 회수하기 위해서는 제3채무자진술서를 꼼꼼히 검토하고 압류금지채권 범위변경 신청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.
*추심 후 추심신고하는 것을 잊지 말자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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